지금 새로운 지구가 만들어지고 있다. 판들이 부딪쳐 균열이 생기고 마그마가 솟구치며 지각이 꿈틀거린다. 우리는 혼돈의 시대에 불안과 더불어 지내는 법을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이것이 현대의 속성이다.
지각 변동을 일으키는 몇 가지 판이 있다.
첫 번째 지각 판은 ‘열린 사회’라는 힘이다. 울타리가 치워지면서 세계는 작아지고 하나가 되었다. 이 힘이 세계화를 주도한다. 우리는 한국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한국 경제는 한국을 벗어날 때 치유책과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직장인 역시 과거의 유산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학벌, 경력, 나이, 패거리 등의 울타리를 치우고 정신적 지평을 넓혀야 한다. 오직 게임의 룰을 지키는 윤리성과 자신의 재능과 기질에 기초한 차별적 역량에 따라 승진하고 보상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두 번째 지각 판은 테크놀로지다. 누가 테크놀로지 헤게모니를 가지느냐에 따라 판도가 달라지게 되어 있다. 직장인에게 이 질문은 전문성의 문제다. 단순 직장인은 전문 직업인으로 최대한 빨리 자신을 전환시킬 수 있어야 한다. '직업이 없는 직장인' 은 실업의 위협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노동 시장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인력으로 편성되면, 불안은 가중된다. 계약직이나 임시직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전문성이 없는 임시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무제한 투자해야 한다. 여기저기 다른 곳을 기웃거리며 경제적 대안을 찾으려고 하면 안 된다. 본업을 가지고 승부하는 것이 이길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비전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 직장인들을 많이 본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일은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제 그 일의 종류가 아니라 그 일의 내용과 깊이가 중요해졌다. 무슨 일이든 그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을 전문가라 부르고, 결국 그들이 사회적 부를 나누어 가지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지각 판은 스피드다. 직장인들에게 이 말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해독하여 상품과 서비스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다. 비즈니스는 고객이다. 직장인은 자신을 비즈니스맨으로 인식해야 한다. 그들이 원하는 것을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 속에 녹여 넣을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어제 했던 방식을 오늘도 똑같이 적용하면 안 되는 것이다. 지식은 유효기간이 짧아졌다. 매일 새로워져야 한다. 자신의 어제와 경쟁할 수 있어야 유능한 직업인이다.
익숙한 것들이 홀연 사라지고 늘 새로운 것들을 만나야 하는 우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불안과 더불어 번영하는 법을 알아내는 것이다. 갈등을 즐기고, 변화를 다이내믹한 진보의 여정으로 인식하고, 거대한 물결 위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는 것은 마치 파도 위에서 서핑을 즐기는 것과 같다. 두려워하면 파도가 그대를 삼킬 것이고, 즐기면 그 파도 위에 자신을 실을 수 있다. 파도의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서자.
출처: [이코노믹리뷰 2004-10-11 09:48]
글쓴이: 구본형 변화연구소 소장
출처: http://www.gimmyoung.com/write/t_column.html